아빤 이제껏 1등을 해본 적이 없어.

성적 경쟁에 발들 들여놓는 아들을 위해.

by Aheajigi

사람을 측정하고 줄을 세우는 무한 생활을 아들도 시작한다. 성적으로 시작하는 학창생활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참 길고 치열한 앞으로 경쟁 여정이 보인다.


고생길이다. 조금 더 편히 살겠다는 발버둥이지만, 그 자체가 이미 고된 몸부림일 뿐이다. 끝은 보이지 않고 쉼은 알아서 해야 한다. 자칫 삐끗하면 해왔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알아서 쉬지 못하면 얻는 것은 몸과 마음의 병뿐이다.


노력의 열매가 달다고들 말하며 자신 혹은 자녀를 채찍질하지만, 성취감은 찰나일 뿐이다.

열심히 고3을 보내고 대학입학의 즐거움에 얼마나 취했는가 생각해 봐라. 대학은 직장 이란 더 높은 목표를 위한 전진기지 밖에는 안된다. 취업의 기쁨도 잠시 승진을 위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잘 못 잡으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고지라 생각한 곳에 이르면 더 높고 험한 고지가 눈앞에 연이어 펼쳐진다.


"아빠는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어."

아들은 살짝 의아해한다. 아들을 데리고 시상식에 여러 번 갔었다. 엄마와 아빠가 몇 해 동안 내리 상 받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기에 살짝 놀란 눈치였다.


"아들도 잘해야 한다고 부담 갖지 말라고."

아들도 한번 달려들면 물고 늘어지는 성향이 있어 걱정이 된다. 하는 것에 비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낙담할 것이 충분히 예견되었다.


"해 보고 안 돼도 괜찮아."

이 말이 아들에게 위안이 될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