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추한게 아니다.

아집과 욕망

by Aheajigi

"늙어서 냄새가 나니 싫어한다."

대학시절 퇴직을 앞둔 노교수의 자조 섞인 발언이었다. 학부생들과 졸업생들은 사실 그가 냄새가 나는지 안 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이미 거리를 두었다.


부전공이 미술인지라 서양화를 택한 이들은 테러를 그에게 종종 당했다. 그리는 학생들의 허락도 없이 방학 때 슬그머니 그림을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한 선배의 작품은 숲 속 나무에 텅 빈 그네를 그린 작품이었다. 작품명은 고독이나 사색인 것으로 기억난다. 방학을 마치고 오니 그 그림에 나란히 남녀가 앉아 있었단다. 노교수는 그 선배의 졸업 작품을 졸지에 사랑으로 만들어 버렸다. 졸업생이나 대학원생만 보면 밥을 먹자고 하면서 결국 돈을 내도록 만들었다. 교수가 학생 삥을 뜯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였다.

노교수는 명예교수를 마칠 때까지도 사람들이 자신을 기피하는 이유를 깨닫지 못했다.


늙음이 추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가 살아온 흔적과 몸에 깊게 스며있는 행동과 사고가 구린내의 근간이다.

늙음이 벼슬인 줄 알고 아집과 독선으로 일관하니 상종하기 싫어지는 것이다.

늙음은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내줘야 함이 당연함에도 욕망을 쥐고만 있으니 추해 보임은 당연한 처사다.

늙어도 철들지 않았으니 그 한심함에 혀를 내두르는 것이다.


추한 늙음이 되지 않도록 살아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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