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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기까지.

나를 옥죄는 것은 나

by Aheajigi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 완벽을 기하고자 애를 썼다. 그것이 내 숨통을 조이고 있음을 알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일에 있어서 만큼은 허점이 없어야 한다 믿었다. 그리 배웠고 그것이 책무인 줄 알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체득했다. 내게 완벽을 요구했던 그들이 상당히 어설픈 인간들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용을 타고 검술을 했다 식의 무용담이나 부풀릴 줄 아는 것들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놈팡이들이었다. 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욕심과 권모술수에서 비롯된 것이지 정말 제 할 일을 다해서가 아니었음을 알았다.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중압감을 내려놓으니 한결 가볍다. 빈번해지는 실수가 늙어감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허용적 태세 전환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실수가 늘어가긴 한다.


세상 그 누구도 완벽한 이는 없다. 설령 지금 완벽에 가까운 사람으로 보여도 그의 시작은 적잖은 실수가 토대였다. 단지 그가 자신의 과거 실수를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실수를 줄이려 한다면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반복 확인은 필수이니 말이다. 그럴 바에 실수를 인정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긴 삶에 제자리만 맴도는 일은 분명 낭비이자 비효율이다.


실수는 인정이 어렵지 해결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어렵게 돌아가지 말고 받아들이는 것이 한결 마음을 가벼이 한다.


내 실수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누군가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지 않았다면 괜찮다.

미안하다 인정하고 실수를 수습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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