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 새로운 생존법칙 찾기
교육 2023-6
올해는 아이들이나 학부모들과 적정 거리 두기 & 손절하기를 해볼까 한다.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되 학생들의 개인적인 일이나 가르침 외의 기타 여지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한발 물러서기와 선긋기를 하겠다는 뜻이다.
민원의 소지를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하겠지만 화살의 방향에서는 비켜가기 위한 전략이다. 달리 말하면 앞으로 남은 교직경력을 이어가기 위한 방안 찾기의 시작이다.
수시로 걸려오는 항의성 전화, 소송 전 끝에 교직을 떠나는 선생님들을 적잖이 지켜보면서 나의 불안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불안함?'
가르치는 것만 열중하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잘 가르침을 각종 수상으로 증명하듯 쌓아왔다. 하지만, 더 지도하려는 욕심은 종종 민원을 불러왔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배우고 안 배우고는 학생 몫이지 내가 강제로 끌고 가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님은 맞다. 시대가 예전과 변했다. 학생들도 학부모도 과거와는 다르다. 근래 들어 학교에 바라는 것은 교육보다는 보육에 가깝다.
앞날을 위한 준비보다 눈앞의 편안함을 아이들은 선호하고 부모들은 이런 학생들을 아주 잘(?) 민원으로 지원한다. 교사가 이를 거슬렀다가는 소송 각이다.
'내 프로필에 놀란 반응을 보인건 학습지 강사를 하는 학부모뿐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상장을 받은 이력을 보란 듯이 공개하는 것은 자랑질을 위함은 아니다. 그들에게 자랑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단지 '잘 가르칠 수 있으니 믿어달라'는 증빙자료일 뿐이다.
'밥상을 잘 차리기는 하겠지만 먹고 안 먹고는 식탁 앞에 앉은 이의 몫이다.'
더 이상 배움을 거부하는 아이들까지 이끌고 가지는 않으려 한다. 이건 갈등의 시작이자 민원으로 연결될 것이 뻔히 보이는 일이다. 어떻게든 시켜보려 하더라도 노력대비 효과는 미미했었다. 앞으로도 이 달라질 일은 없지 싶다. 해보자고 몇 번 권유는 하겠지만 난 그런 학생들의 마음을 돌릴 시간도 방안도 없다.
안 하겠다고 떼쓰는 것을 달래고 시켜보려 진을 빼는데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아보려 한다. 하려는 아이들과 묵묵히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더 보탬이 되어보려 한다. 민원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스트레스를 떠안고 싶지는 않다.
술담배도 멀리하는 내가 30대 중반에 폐농양과 담낭수술로 입원한 건 과욕이 불러온 스트레스 결과였다. 병원 침실이 내게 준 교훈은 취할 것과 버릴 것의 명확히 하란 것이었다. 난 이걸 한동안 잊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걸려오는 민원 소식을 듣고 있자니 더더욱 살길을 찾게 된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도 달라지고, 그래서인지 학교를 향한 바람도 색다르다.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때는 유일한 생존 방법은 아예 피하던가 아니면 기류 타기 뿐이다. 과감히 벗어날 방법은 없으니 올해 그 적응하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이것이 긴 장고 끝의 악수가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