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내미는 손.
말한 것을 지키지 못했다.
"친절하지만 잘 치료하지는 못하는 의사 vs 무뚝뚝하지만 의술이 뛰어난 의사"
세상에 의사는 이 둘 뿐이고 본인이 너무 아프다면 어떤 의사를 선택할지 물어봅니다. 당연히 답은 정해 놓은 질문이긴 합니다.
나도 친절보다는 잘 가르치는데 신경 쓰는 교사라 했습니다. 나에게 다정함이나 친절함을 바라지 말라는 거리두기였던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이제 겨우 10살이다."
'다치거나 싸우지 않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으로 첫날 잔소리를 마치고 수업을 시작합니다. 마지막 시간은 강당으로 데려가 기분 좋게 뛰어놀면서 또래 간 레포형성을 시킬 생각이었습니다.
줄을 세우고 강당으로 가려는데 한 아이가 무릎이 아프납니다. 보건실을 갔다가 올 것인지 강당을 같이 갈 것인지 물었더니 일단 강당까지 가보겠다네요. 강당에서 간단한 설명을 하고 원반 던지기 놀이를 시켰습미다.
아픈 아이 상태를 확인하니 보건실을 가야겠다며 울먹입니다. 보건실로 같이 가자하니 아이가 내게 슬그머니 손을 내밉니다.
'손을 잡아달란 것이었습니다.'
매몰차게 모른 척했어야 하건만 아이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파서 도와달라 뻗은 아이 손을 난 거둬들이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몇 시간 전에 친절하지 않은 교사를 하겠다고 선포해 놓고 이게 무슨 행동인가 싶었습니다. 올해는 거리 두기를 꼭 하려 했는데 첫 스탭부터 꼬이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