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지닌 재능을 알 수 있다면...

아들 ~ 쉬엄쉬엄

by Aheajigi


"음악책을 봤는데... 악보라도 보려면 기타라도 배워야 할 거 같은데..."

아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얼렁뚱땅 아빠인 나는 손사래를 쳤다. 지금도 저녁 10시 30분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눕는 것이 안쓰러운데 배움의 짐을 하나 더 얹겠다고 하니 절대 쉬이 허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들은 그래도 배우겠다고 하니...


이것저것 해보고픈게 많은 것은 알지만,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면서 무엇인가를 더 배우는 것은 반대다. 잘 먹고 잘 자고 충분히 잠을 자야 하는 성장기 아들에게 배움은 인생 필수 과업이 아니라 생각한다. 단거리 경주라면 지금 당장 무엇이라도 해야 할 테지만 삶은 생각보다 길고 긴 호흡을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과 휴식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학원에서는 중학교 입학한 지 한 달도 안 된 지금부터 중간고사 준비를 시킨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시험 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는 욕심은 아니다. 성적이야 어찌 나오건 그 결과의 무게에 짓눌려 힘겨워할까 싶어 고심이 된다. 남들보다 앞서는 것보다는 스스로 좋아서 즐겼으면 싶은 바람이지만, 나 역시 공부를 단 한 번도 즐긴 적은 없기에 거기까지 기대할 수 없음 또한 안다.


아내나 나는 아들이 좋아라 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밀어주려 한다. 하지만, 부모 바람으로 끌려오는 자식이 희귀하듯 아들은 공부를 해서 괜찮은 직장을 갖겠다고 하니 조금은 어리둥절하다.


일산 킨텍스홀에서 열리는 체스대회, 대전에서 로봇 대회, 레고 작가 강의를 듣고 1:1 화상 채팅까지 아들은 대부분 만드는 것을 좋아라 해왔다. 하지만, 아들이 볼 때도 이건 안정적 직업으로 연결될 개연성이 적어 보였나 보다. 여전히 여유 시간이 있으면 무엇인가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쓰기 하지만, 국영수 주지 교과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얼렁뚱땅 아빠는 아들의 재능을 아직 모른다. 미래 안정적 직업도 막연하거니와 그와 연결할 아들의 소질도 사실 잘 보지 못한다.

다만, 노력을 통해 조금씩 얻는 성취감을 맛보길 바랄 뿐이다. 마음 맞는 또래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재미를 알아가길 희망한다.


최근 들어 못된 자식과 그런 자식을 길러내는 더 못된 아버지 뉴스를 자꾸 보다 보니 큰 일이다 싶다. 작금에 벌어지는 일과 같이 타인의 부당한 간섭이 아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범죄 행위가 발생한다면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반드시 할 것이다. 부당함이 정의인 양 버젓이 나대는 것을 방치한다면 다음 세대들의 세상도 불공정의 연속일 것이 뻔하기에 른척 방치할 수는 없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