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봄?!
동시에 마음이 스며들 줄이야.
미술시간 봄을 느끼는 단원이 있어 데리고 나갑니다. 잠깐 따스한 볕을 느끼도록 하고 동시를 쓰라합니다.
"내 마음에 봄이 있다. Or 없다"
주제를 던져주고 쓰자 했습니다. 솔직하게 쓰라 했건만 벚꽃이 피고 따뜻한 바람이 불고 난리가 납미다. 아이들이 봄을 보름은 빨리 불러내 버린 것입니다. 이제 개나리 꽃망울만 겨우 살짝 비칠 뿐인데...
할 수 없이 다시 말합니다. "지금 벚꽃 보이는 사람?", "지금 바람이 여름만큼 따뜻해? 정말?"
이번에는 열심히 썼던 시를 지우느라 한바탕 난리가 납미다. 솔직하게 쓰라 했지만 아이들은 봄을 주제로한 시를 틀에 박힌 관행처럼 쓰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내 마음에 봄도 시에 포함시켜야지."
아이들이 모른 척 넘긴 소재도 다시 주지 시킵니다. 한 녀석의 시를 보고 힘들겠다 생각이 듭니다. 자기 마음의 봄은 아직이라네요. 가족 문제를 언급하는데 상당한 수준까지 이른 듯 보입니다. 자신이 꼭 해결해서 다시 봄을 만들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하지만 그건 10살 아이가 해결할 수 있는 난이도의 문제는 아닐 듯 보입니다. 아직 겨울인 마음에 꼭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희망 섞인 바람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녀석의 시는 단 한 글자의 첨삭도 할 수 없었습미다. 아이의 어깨 한 번 툭치며 수고했다고 말할 수밖에... 아이의 혼란하고 불안한 마음을 겨우 시 몇 줄로 섣불리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겨우 동시 몇 줄에 아이의 삶이 스며들 줄은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