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생채기
온실 속 화초로 자란 것도 아닌데
가끔 상처가 난 줄도 모르고 생활할 때가 있다. 생채기가 얕아서 몰랐다기보다 다른데 신경을 쓰느라 고통을 느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팔뚝에 길게 남은 깊은 상처보다 A4 종이 한 장에 베인 상처가 더 짜증 나는 이유도 이 여유에서 비롯되지 싶다.
우린 살아가면서 의도치 않게 서로에게 생채기를 남길 수밖에 없다. 생각도 다를뿐더러 그때그때 감정 상태도 일정치 않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무른 연두부 같은 상태라면 상처가 깊을 테지만 나름 나무처럼 어느 정도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을 때라면 옅은 스크래치로 끝날 것이다.
상처의 아픔은 외부의 문제도 있겠지만 받아들이는 내 상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듯 하다.
40년 넘게 이래저래 상처를 받았으면 두터운 각질이 생겨 단단해질 법도 하거늘 감정이란 녀석은 그건 안되나 보다. 별것 아닌 일에도 가슴이 쓰릴 때가 있다. 감정이 요동치기도 한다. 그리 안 해도 될 것을...
비바람을 안 맞아본 것도 아닌데 아직도 단련이 부족한가 보다. 얼마나 더 생채기에 익숙해져야 마음이 평온함을 유지할 여유란 것 가질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