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협박 "내 옆에 오지 마."
유난히 힘 빠지는 오늘
쉬는 시간에는 엉겨 붙고 수업시간은 훼방을 놓는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함인지 교사인 내 위에 올라서고 싶어서인지는 모르겠다.
이 녀석이 수업시간 딴소리를 시작하거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면 다른 아이들까지 동조한다. 수업은 갈수록 요지경이 되어간다. 무시하고 진행했더니 이제는 보란듯 소리를 지른다. 내 설명과 이 녀석의 잡답 사운드가 투트랙으로 울려 퍼지니 다른 아이들에게 수업내용이 제대로 전달될 리 없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몸도 마음도 벌써 지쳐갔다. 해서 마지막 협박을 해본다.
"수업시간에 계속 훼방 놓을 거면 쉬는 시간에 내 옆으로 오지 마!'
들은 척도 안 한다. 쉬는 시간이 되었고 다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다가오지 말라고 말이다. 조금은 협박이 먹혀드나 다음 시간은 조심한다고 애쓰는 모습이 보이기는 한다. 오래 가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내가 이렇게 말로 엄포를 놔도 30분이면 망각하는게 아이들임을 이미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는 있다.
쉬는 시간마다 나에게 엉겨 붙는 재미로 학교에 오는 것을 아는지라 가장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 이 녀석을 조금 더 수업에 집중시키는 마지막 방법이라 생각했다. 내가 가장 강력하게 이 녀석을 협박하는 방법이라고는 이것 뿐이다.
몇 주 뒤에나 알게 될 검사결과 때문인지 오늘은 더 힘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