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하겠다는 아이를 보면서...

그게 꿈이라면 난 말리고 싶다.

by Aheajigi


엄마와 아빠가 교사이다 보니 아들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아들은 어느새 아내와 나의 대화 속에 끼어있다.

"아내는 개똥이, 나는 짱구"

교사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녀석들을 일컫는 아내와 나의 호칭이다. 해가 갈수록 왜 개똥이 들과 짱구들이 늘어만 가는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아들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우리 반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다고 말하며 자기는 절대 교사는 안 하겠다고 말한다.

아내와 나 또한 굳이 교사를 시키고픈 생각도 없고 한다면 아마도 뜯어말릴 것이다. 내게 교사란 등록금이 싼 대학을 가야 했고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했기에 선택한 것이다. 선택을 했기에 직업적 양심상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지 이것이 정말 내 천직이라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럼에도 교실 속 아이들은 나를 보며 교사를 하겠단다. 속마음은 말리고 싶으나 새싹을 자르는 짓은 할 수 없기에 못 들은 척한다.

"저 선생님 하면 잘 할거 같아요?"

훅 들어오는 질문에 그냥 피식 웃었다. 왜 대답을 안 해주냐며 질문 공세를 이어가지만, 사실 해줄 말이 없다.


교사란 직업적 매력이 무엇인가 곱씹어본다.

급여? 이건 웬만한 중견기업만도 못하다. 퇴직연금만 믿었는데 이 또한 수시로 바뀌니 장담할 수 없다.

업무환경? 관리자 상당수는 탑오브탑 꼰대들이다. 어린 학생을 주로 상대한다 하지만, 그들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 뒤에 있는 학부모의 존재감 또한 나날이 커지고 있기에 부담은 가중되어 간다.

복지? 회식비나 탕비비 조차 없어 친목회랍시고 만들어 매달 교사들 월급에서 걷어가는 돈으로 회식을 한다. 내돈 내고 하는 회식 메뉴는 대부분 관리자가 정하니 참 웃기지도 않는다. 마시는 차 또한 동학년 교사들끼리 각출해서 비용을 충당한다.

비전? 가르치는 것에서 보람을 찾아야 하는데 무기력하던지 아니면 승진을 향해 질주하느라 열일들 하신다.

칼퇴근이 부럽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서도 학교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같은 교사인 아내와의 대화조차도 업무의 연장선 같다.

방학이나 되어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연수를 듣거나 다음학기 준비를 조금이나마 한다.


이런 교사를 미래 꿈이라 말하니 아이에게 해줄 말이 없다. 근래 들어 각종 소송과 미발령으로 교대에 입학하는 학생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하니 교직이 장밋빛 직종은 아님이 분명한 듯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미래교육을 입에 올리는 뻥쟁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