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첫해 가르쳤던 녀석들이 연락을 해와 만난 적이 있었다. 과거의 일들을 하나 둘꺼내는데 시시덕 거리는 녀석들과 달리 마음이 무거웠다.
더 잘 가르쳐야 했는데 그땐 요령이 없어 미안하다 했다. 녀석들은 배운 것에 대한 기억은 잊혀지고 나와의 가까웠던 관계만 옅게 남아 있는지 그런 건 별로 생각도 안 난다 했다.
잘 먹이고 집으로 보내려는데 한 녀석이 뭔가 찜찜했는지 한마디 건넨다.
"그때 선생님은 이것저것 많은 것을 하시면서 열정이 많았어요."
밥값에 대한 립서비스인걸 알면서도 그리 말해주는 녀석이 고마웠다.
이제는 그때보다 가르침에 대한 요령은 월등히 늘었다. 반면 열정은 식었다. 교육과 관련된 크고 작은 상들을 타서 쟁여 놓고 있지만, 심사하는 이들이 좋아라 할 것들을 운 좋게 찝어내는 것일 뿐 교육에 대한 높은 열정의 결과는 아니다.
꼭 필요하다면 반발을 무릅쓰고 했던 젊음에서 가족이 생겨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져 몸사리게 된다는 핑계 뒤에 숨어버린 지금 위협요소가 있다 예측되거나 반발이라도 생기면 꼭 해야 할 것들 조차도 손을 놓고 외면한다. 거부함을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부을 만큼의 여력도 의지도 없다.
번아웃은 수시로 찾아오고 몸은 무거우며 아이들을 마주하는 마음은 늘상 불안 불안하다.
열정 100 & 요령 0
열정 0 & 요령 100
이 둘 중에서 뭐가 더 낳을지 모르지만 내가 가진 총량 100에 변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