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란?

그래야 한다고 믿는 것뿐이다.

by Aheajigi


학생들에게 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라고도 말한다. 아이들은 관계를 배워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두루두루 모두와 잘 지내라 절대 말하지는 않는다. 맞으면 어울리고 상극이면 멀어지라 한다. 관계에 함몰되면 그 안에서 스스로가 갈필을 잡지 못하고 휘둘리기 때문이다.


난 누군가와의 빈번한 어울림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다. 직장에서도 같은 울타리 내에 있을 때는 그럭저럭 어울리지만, 접점이 없어지면 그 관계를 애써가며 계속 이어가려 하지는 않는다. 누구로부터의 도움이 필요하지도 않을뿐더러 관계가 있어야만 유지되는 직업이 아닌 이유도 있긴 하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주에서 관계를 유지한다.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대상라면 절대 연결의 고리를 남겨두지는 않는다. 이런 관계는 이해가 상충되면 칼이 되어 나를 찌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관계 늪에 깊게 빠질 생각도 없다. 만날 때는 뭐라 신나게 떠들지만 뒤돌아서면 공허함만 남을 때가 빈번하기에 그러하다. 가끔 얼굴을 보는 이들도 만나봐야 한 자리에서 두세 명, 밥과 차 한잔 2시간 남짓, 딱 거기까지다.


관계가 소중하다 말하고 잘 유지해야 한다는 근거가 무엇일까? 아마도 그냥 그래야 한다고 들어왔고 또 그것이 진리인 양 추앙받아왔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깜냥이 다르듯 감당할 수 있는 관계의 폭도 상이하다.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관계 유지는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 뿐이다.

애초부터 주변 모든 이들에게 좋은 평을 듣기 위해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는 아마도 관계 속에서 자신은 없을 것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 비위를 맞춰가며 자신을 올곧게 세우는 것은 구현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남이 뭐라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난 그런 이들의 입방아에 놀아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맡은 몫을 해가며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피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으로 충분하지 싶다. 관계를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니나 관계가 내 삶 전체를 차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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