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을 보이면 될 줄 알았다.

고비만 넘으면 좋으련만

by Aheajigi


갈수록 아이들의 문해력은 낮아진다. 맥락을 통해 이해를 해야 하는데 그냥 아는 척 넘기거나 아니면 정답을 알려달라 투정을 부린다.

독서를 하라 시키면 아이들은 책장은 넘기나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글이 아닌 내용에 빠져 들어야 하는데 낱글자만 눈으로 훑을 뿐 뇌는 아무런 작동을 하지 않는 모습이다. 해서 책을 덮고 나면 머릿속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이런 상태다.


내가 독서나 글쓰는 모습을 먼저 보이니 아이들이 따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 오래된 방법을 꺼내든다.


쉬는 시간 아이들 보란 듯 책을 집어 들어 본다. 보고 따라 했으면 싶은 바람에서 취한 액션이다. 옆에 다가온 아이들은 나에게 장난을 걸어올 뿐 책을 읽을 모습을 따라 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글 쓰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하길래 쉬는 시간에 출판 준비 중인 원고를 탈고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아이들이 있는 왁자지껄한 교실에서 제대로 된 탈고는 불가능하다. 글을 고치는 척이라도 하는 이유는 모범을 보이고자 함이었다. 몇몇 아이들이 다가오기에 기대했다. 이 녀석들은 아이돌 가수 뮤직비디오를 틀어달라고 졸라댄다. 할 수 없이 영상을 틀어줬더니 열정적으로 군무를 춘다.


내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간에 그것이 아이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 아이들은 예전에 내가 알던 그런 아이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따분하고 지루한 글도 자주 접하다 보면 & 어느 수준만 넘어서면 나름의 매력이 있건만 그 고비를 넘는 일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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