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끝나갈 무렵이 되면 학생들과의 관계도 정리한다. 학부모들과의 SNS 차단은 물론 기본이다.
서로의 관계가 불편하거나 부정적 감정이 남아서는 아니다. 정리의 이유는 단 하나. 내가 감당하지 못해서이다.
해마다 한두 녀석과는 호흡이 잘 맞는다. 학년이 마무리될 즈음에는 제법 잘 성장했다는 보람도 느낀다. 문제는 그다음에 마주하는 아이들과 발생한다. 학기 초 내색하지 않으려 하지만 작년 아이들의 잔상이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 눈앞의 아이들 수준에 낙심만 하게 된다. 한 해 동안 성큼 커버린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처음 마주하는 아이들에게 그만큼의 기대를 품고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 이 아이들도 그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충분히 그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내가 미련의 끈을 놓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란 사실을 알았다. 12월이 되면 내년을 위해 마음속으로 정리를 시작한다. 그리고 2월이 되면 그해 만났던 모든 학생들의 전화번호는 지우고 연락은 차단한다.
마주한 1년 동안은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1년이란 시간이 끝나면 모두 떠나보낸다. 몇 해 그리 살아보니 내가 편하다.
재작년 아이들이 연락을 해온다. ^^;;
은근 불편하다.
너희들이 나가는 공모전을 왜 내가 신경 써줘야 한다는 것인지...
심지어 이젠 학교까지 다르다.
13살 꼬맹이들의 억지 주장은 어떤 논리도 먹혀들지 않는다. 불가능한 미션을 주고 일주일 안에 해결하라 했다. 시간이 오버되면 난 신경 쓰지 않기로... 이것이 나의 패착이 될지 모르겠다. 이 녀석들 너무 열심히 하려 한다. ^^;;;
이젠 좀 나에게서 떨어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