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치고 들어온 일이 두통을 유발했다. 신경이 쓰였고 해 오던 것들을 딜레이 시키게 만들었다. 살살 짜증이 밀려왔다. 하던 일을 멈추고 가만히 나를 살폈다.
도대체 어떤 포인트에서 내가 불편해하고 있었는지를 찬찬히 되새김질한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내가 준비하고 해 오던 일을 정지시켰기 때문이란 사실을. 작년 겨울부터 준비했던 프로젝트 수업이 외부 프로젝트 강의 준비로 방해를 받은 것은 참기 힘들었다.
본업을 뒤로 무를 수는 없다. 아이들 가르치라고 있는 자리에서 어쭙잖은 강의나 한답시고 수업을 뒷전으로 하려니 슬슬 스트레스 게이지가 올라간 것이다.
내 능력을 믿고 연락해 준 친구에게는 미안했지만 그 강의는 안 한다고 했다. 이틀간 생긴 두통이 사라지고 평온함이 돌아왔다. 반 아이들과 함께 이번주에 마친 두 번째 활동 결과물들을 확인하고 정리를 시작했다. 사진을 고르고 영상을 편집하고 보고서도 작성했다.
들어온 일들을 마다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하려 한다. 생소한 일을 떠 앉지 않는다.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거절한다. 어찌 보면 제 멋대로 행동한다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런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불편함을 참는 미련함보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잔잔한 상태에서 꾸준히 하려 한다. 난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의 입방아보다 눈앞의 아이들 평판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나의 수업은 역동적이고 준비할 것도 많다. 참여하지 않으려는 아이들과 지지고 볶는 일은 해마다 반복된다. 그럼에도 이런 일들에 힘들어하거나 귀찮다고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을 확실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끝났어야 했는데.. 결국 원점이 되고야 말았다. 결국 아는 사람의 통사정에 강의를 수락하고야 말았다. 내가 이 사람과 연락을 끊어야 이런 일이 없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