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와 분노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by Aheajigi


안타까움과 분노로 거친 글을 썼다. 그러지 않으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추모의 물결은 이어졌고 피해 사례는 미투운동으로 번져 언론을 도배하고는 있다.


방학인 이유도 있거니와 여론 추이가 불리하다 느낀 것인지 금쪽이 양육자들은 잠깐 몸을 웅크린 듯 보인다. 변한게 절대 아니다.

문제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차일피일 시간이 흐르면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다.


2001년 교직 입문 초기부터 난 민원에 시달렸다. 23년간 마음 편한 해가 얼마나 있었나 돌아보면 한 손에 꼽힐 정도니 말이다.


추모와 분노의 시간은 유효기간이 길지 않다. 갈필을 잡지 못하는 이해관계 집단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정작 움직여 줘야 할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다. 한쪽으로 입장을 표명할 시 다른 쪽의 표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교사표와 학부모표 저울질)

이번 일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예견한 이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민원으로 공황장애 치료를 받는 후배교사를 만나 밥 한 끼 사주며 푸념을 들어준 것뿐이다. 그 와중에 금쪽이 출연 아이로 인해 알고 지낸 또 다른 후배 교사가 병휴직 중이란 사실이었다. 언제 연락해서 그 후배도 밥이나 한번 먹자는 막연한 약속만 남겼다.

뭔가 큰 변화가 앞으로 일어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럴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내 주변 사람들이라도 챙겨보려 찔끔 움직여 본다. 몸과 마음이 피폐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참 보잘것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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