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당한 선생님의 일이 남일 같지 않았던 이유
이렇게 해도 되돌아온 것은 서운하여다였다.
아동학대 방지법이 생기기 전으로 기억된다. 자폐아이가 있었다. 즉흥적인 행동은 예상했다. 정작 나를 당황시킨 건 이 아이의 태도 돌변이었다.
에피소드 1.
지나가는 저학년 학생의 물건이 관심 있었나 보다. 준비물 가방에 있던 물건을 이 아이가 낚아채서 달아난다. 특수 선생님께서 발견하시고는 두 손을 잡고 다시 돌려주라 타이른다. 아이는 팔을 빼려 안간힘을 쓰다 갑자기 특수 선생님 배를 걷어찼다. 이 모습을 보고는 막아보려 내가 다가섰다.
아이는 뭔가 불리함을 느낀 것인지 울음을 터트리며 손목이 아프니 놔달라 애원하는 연기를 한다. 일순간 주변에 있던 학생들의 차가운 시선이 특수 선생님에게 쏠린다.
"선생님 배를 걷어차는 학생이 어디 있어!"
아이의 연기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 내가 큰 소리를 쳤다. 주변 아이들 분위기는 급반전되어 이 아이를 이상한 눈으로 째려보고 지나간다.
에피소드 2.
체육선생님께서 이 아이한테 따귀를 맞았단다. 이 아이의 돌발 행동에 놀란 반장 아이가 쫓아와 내게 알렸다. 곧바로 강당으로 쫓아가서 이 아이를 끄집어냈다. 체육선생님 말로는 핑크색 리본이 없다며 난리를 쳤단다. 아이 손을 잡고 교문 앞 문구사로 향했다. 이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리듬체조 리본을 고르라 했다. 핑크색을 집어든다. 계산을 하고 다시 아이를 강당에 데려다준다. 언제 난리를 쳤냐는 듯 웃으며 리본을 휘두르고 있다.
에프소드 3.
운동회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학년 단체경기를 위해 줄을 섰는데 맨 뒷줄에서 난리가 났다. 이 아이가 다른 아이들 머리에 흙을 뿌리고 있었던 것이다. 머리에 흙이 들어갔다며 울고 있는 아이에게 내가 사과를 했다. 그리고 이 아이 손을 붙잡고 흙을 뿌리지 말라 타일렀다. 그 와중에 다른 아이들은 운동장으로 달려 나갔고 이 아이와 나만 덩그러니 남았다.
"손이 아파요. 놔주세요."
이 아이의 연기에 주변 학부모들 시선이 쏠린다. 졸지에 난 아이 손목을 잡고 아프게 만든 교사가 되어버렸다.
에피소드 4.
잠깐 텀블러에 물을 뜨러 간 사이이 난리가 났나 보다. 아이들 몇몇이 쫓아와 상황을 전한다.
교실로 들어갔더니 책상과 의자는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고 이 아이는 교실 한가운데 누워 풍뎅이마냥 뱅글뱅글 돌면서 손발을 휘젓는다.
23명 아이들 중에 이 녀석을 말려보겠다고 하다 물리고 발길질에 차인 아이가 15명을 넘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멀리 떨어지라 했다. 이 아이 발길질에 의자와 책상이 나뒹군다. 어쨌든 말려야 하기에 아이 근처로 가다 나도 발길질을 당했다. 나중에 보니 정강이가 퍼렇게 멍이 들었다. 여자 아이인지라 어디를 잡기도 애매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아이들에게 미리 공지를 했다. 지금 저 아이를 잡을 곳이 머리카락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말이다.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난 그 아이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잡아서 아이를 세웠다. 이 아이는 언제나 그렇듯 태도를 돌변하며 아파요 놔주세요를 불쌍하게 말한다. 지칫 교실 유리창이라도 부수면 다른 아이들이 위험했기에 교사 연구실로 데려갔다. 초콜릿을 입에 넣어주며 이 아이 기분이 풀리기를 기다렸다. 대여섯 개 초콜릿을 먹더니 이제 기분이 좋아졌단다. 물리고 채인 아이들 상처를 확인하고 하나하나 괜찮은지를 물었다. 다행스레 피해 입은 학부모들로부터 항의성 민원은 없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아이 덕분에 화장실 한번 편히 다녀오질 못했다.
이 아이 학부모에게 고맙다 혹은 미안하다는 말은 기대도 안 했다. 특수교사와 담임교사, 학부모 면담일 교육청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더니 서운하다 했단다. 그간 교실에서 일어난 일을 나름 수습하고 다독이며 지네왔건만 내가 그간 뭘 했나 싶었다.
교사는 학생에게 맞아도 학부모에겐 서운한 대상인가보다.
교사들도 누군가의 보물같은 딸이고 아들임을 학부모라면서도 모르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