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연결된 SNS.
난 더 이상 이 녀석의 담임이 아니었지만, 마음이 쓰인 까닭은 고등학교를 자퇴했다기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를 곱씹어가다 학년말 사건이 떠올랐다. 수업이 시작해도 등교하지 않았던 이 녀석의 행방을 찾기위해 보호자에게 연락을 했더니 숙제 때문에 학교가기 싫다 했단다. 한달에 한번 낼까말까한 숙제. 그것도 공책 반쪽 조사해서 발표하는 30분 남짓의 숙제를 일주일 전에 내주었던 것인데. 내내 가만히 있다가 발표 당일 이런 퍼포먼스를 보일줄이야 했다. 할 수 없이 아이가 있는 가계로 찾아가 교실로 데려왔다. 숙제를 안한 것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녀석은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해결하기 힘들면 피해버리는 손쉬운 방법을 그때 터득한게 아닌가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7년만에 다시만난 녀석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싶어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 싫으면 글을 쓰는 작가 쪽으로 노력해보겠냐는 제안을 했고 녀석은 흥쾌히 해보겠다했다. 몇번 만나 이런 저런 말과 전체적 구성을 잡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개략적으로 기승전결을 혼자 만들어 보기로하고 일주일 뒤에 연락하라 했다. 행여나 했는데 역시나. 이 녀석은 나와 연결되었던 sns를 끊었다.
부담을 주었나 싶어 나역시 내밀었던 손을 거두었다. 이 녀석에 대한 실망이나 포기는 아니다. 때가 아니고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20살된 어른에게 강요하고픈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난 단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치열한 스무살을 살아가기에 이런 저런 길을 넌지시 제시했을 뿐. 더 이상 이 녀석의 담임이 아니었다.
그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것은 그 녀석의 몫이지 내 책무는 아니다라고 내 자신을 달래고 있다. 그녀석의 삶에 관여하는 것은 나의 지나친 오지랖이었는데 선을 넘는 실수를 해버린 것이다. 그 녀석과 나의 마음속 연결 고리를 이제 정리해야할듯. 그 녀석이 잘 되기를 조용히 응원하며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