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 보다 요동치지 않는 삶을 바란다.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생각이란 게 훌쩍 자라지 않듯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스스로 늙어가고 있구나를 자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는 않는다. 그래서일까 이제 젊음이란게 내게서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진 게 없었고 쉽게 흔들리던 시절에는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기도 했다. 다이내믹하게 내 삶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매번 우하양으로 치닫는 듯했다.
획기적 전환이란 내 삶에서 일어나지 않음을 받아들인 순간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뎌나갔다. 시간이 겹겹이 흐르고 나니 이제 어느 정도 기틀이란 게 갖춰졌고 일어나지도 않을 로또 당첨 같은 역동적인 인생 대전환에 애걸복걸하는 마음은 사그라들었다.
대신 그 자리는 굴곡 없이 평탄한 나날이 이어졌으면 하는 헛된 꿈이 자리를 잡았다. 삶이 언제까지 평온할 수 없음을 머리로는 안다. 허나 마음으로는 요동치지 않는 삶이 최대한 오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루한 일상을 이제는 감사하며 즐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느낀다. 온전하게 하루를 지냄이 얼마나 행복한 지를 모르고 살았다. 몇 번의 입원과 수술 속에서 잔잔했던 일상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당연한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내게 남은 삶이 얼마인지 모른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니 그저 그런 하루가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더 많은 무언가에 대한 욕심은 이제 없다. 무탈하게 하루하루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