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하는 학교는 작년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한 곳이다. 수십억이 들었다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일부 깨끗해진 곳도 있으나 그것이 수십억씩 들었다 하니 아리송하다.
우연히 상단 이중창틀 사이에 말벌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바깥쪽 창문이 조금 열려 있었나 보다. 다행스레 말벌은 없는 듯싶어 창문을 닫았다.
창틀에서 내려오는 순간 기둥에서 희미한 빛을 본 듯했다. 다시 확인해 보니 커다란 출입문 창틀과 작은 창문 창틀 사이가 벌어진 것이었다. 실리콘으로 메워야 할 자리를 그대로 방치한 것이었다. 혹시나 싶어 옆반은 마감을 제대로 했나 살폈다. 우리 반처럼 빛이 새어 들어올 정도는 아니었으나 역시 마감처리는 없었다. 수십 개의 교실을 이렇게 해놓고 공사를 마무리한 것도 납득이 안 가지만 이걸 방치한 감리도 무책임하긴 마찬가지지 싶었다.
사소한 일조차도 이런 식인데 큰 일은 제대로 할까 싶었다. 설계, 시공, 감리를 분리한 것은 각각의 단계에서 맡은 바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 상으로 역할을 나눈 것일 듯하다.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큰 일이지 싶다.
철근을 빼먹고 공사를 했다는 게 괜히 나온 일이 아닌 듯싶다. 대충대충이 만연해버린 나라가 되어버렸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