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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Sep 06. 2023

비타민 같은 아이(4)

병원 놀이


 두통이 몰려왔다. 물에 흠뻑 젖은 이불처럼 몸도 평상시와 달리 너무 무거웠다. 쉬는 시간 손등을 이마에 올리고 잠깐 눈을 감고 있었다.


 비타민 같았던 아이가 쪼르륵 다가온다. 왜 그렇게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냐 묻는다. 머리가 아파서 잠깐 눈을 감고 있다 했다. 잠시 뒤 손을 내려보란다. 이마에 뭔가 차가운 게 달라붙는다. 눈을 뜨려 하니 손바닥으로 내 눈을 가린다. 이게 뭐냐 물었더니 까르륵 웃는다. 손을 들어 만지려 했더니 그것도 못하게 막는다. 아프면 가만히 치료받아야 한다면서 말이다. 이 녀석 나를 상대로 병원 놀이를 하고 있나 보다.


 쉬는 시간도 곧 끝나기에 내버려 두었다. 이마에 붙었던 것으로 문지르기 시작하더니 어머를 외친다. 가루가 흩떨어지는 것을 보니 이마에 려둔 건 휴지였나 보다. 이 녀석 화장실에서 지를 가져다 적셔서 내 이마에 올려둔 것이었다.


 비타민 같았던 아이는 어디 가고 장난꾸러기 같은 아이가 코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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