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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Oct 18. 2023

괜찮지 않아!

뭘 알려준 거냐!

 ‘괜찮은 척! 태연한 척! 기쁜 척! 행복한 척! 슬픈 척!’

 때에 따라, 장소에 따라, 누굴 만나냐에 따라, 그 누군가의 기분에 따라 우리는 순간순간 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척을 잘할수록 사회생활을 잘한다고들 한다. 심지어 마음에도 없는 이런 척들을 배려라고까지 말하는 이들도 있다.    


‘∼척!’

 그럭저럭 내가 괜찮을 때는 별일이 아니긴 하다. 문제는 내 감정이 극으로 치닫는데 이와 정반대 척을 하려면 마음에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일까 종종 척의 끝에 남는 것이라고는 산산이 조각난 내 감정 찌꺼기들 뿐이다.

 그렇게 한참을 살아오다 보니 척은 남들만큼 한다. 누군가의 감정도 어쭙잖게 읽어낸다. 어영부영 사회생활이란 것도 지탱은 하고 있다. 정작 나 자신의 감정은 매번 놓치기 일쑤다. 고심고심해야 겨우 나의 감정 상태를 읽는다. 사실 이조차도 척에 영향을 받아 제대로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왜 이리 살아가나 했다. 그리 배웠고 그리 해야 한다고 암묵적으로 강요 받았다. 그저 그런 척 살아가지만 절대 괜찮은 건 아니다. 싫다고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며 살아감에 척의 그늘에 가린 불편한 아우라는 늘 수면 아래 용광로처럼 꿈틀거린다.     


 다들 괜찮지 않을 것이다.

 ‘모두 처음 살아보는 삶이 어떻게 괜찮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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