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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Oct 29. 2023

선의를 경계하다.

이유 없는 친절?


 스스로를 주식 투자의 고수라 말한다. 특정 종목을 찍어 그래프로 등락을 설명하며 자신의 예측을 믿고 투자한 이들은 엄청난 이득을 거두었다고 한다. 투자에 성공한 이들이 보냈다는 감사의 댓글도 덧붙인다.

 자신에게 돈을 맡기면 투자 후 수익을 올려 되돌려 준단다. 돈다발 사진과 함께 게시한다.

 전직 유명인이 투자에 성공해서 수십억을 벌었고 그 비법을 책으로 만들어 무료로 배부한단다.


 뭔가 이상하다.

 폭등할 주식을 안다면 빚을 끌어다가 사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 그만이다. 수익을 올릴 확실한 방안도 남의 돈을 빌리기보다 본인의 자산을 몰빵 하면 된다. 투자에 성공하여 넉넉한 이가 뭐 하러 힘들게 책을 쓰고 그것을 또 무상으로 나눠주는가 싶다.


 이건 선의가 아니다.

 돈이 모여야 자신이 사둔 주식이 오르기에 시세를 조작하는 것이다.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도 없이 돈을 빌려 막대한 수익을 나눠주는 것은 돌려 막기를 하다 원금을 들고 달아날 가능성이 높다. 투자 성공기는 밑밥이고 그 이면에 분명 다른 목적이 존재한다.


 인간은 말과 행동 뒤에 분명한 의도가 숨어있다. 들리고 보이는 것이 어떤 생각에서 기인했을지 면밀한 추론이 필요하다. 대가 없는 선의도 분명 있으나 그건 봉사일 때나 가능한 일이다. 돈이나 권력을 코앞에 두고 선의라니! 이건 도둑이 돈을 나눠주고 독재자가 권력을 나눈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람은 이해관계에 얽혀있다. 나와 엮이지 않아도 상대는 또 다른 무엇과 분명 얽혀있다. 실타래 같이 복잡한 관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탐을 내기 위해 선의를 가장한 거짓은 언제든 일어나기 마련이다. 나도 내 자신을 속이는 마당에 남이 나를 속이지 말라는 보장할 수 있을까? 이유 없는 친절은 경계하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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