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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Oct 27. 2023

숨 쉬기 위한 탈출

벌써 집에 가세요?


 인대가 늘어나고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겨 6개월간 목발을 쓰면서도 출근은 했다. 새끼손가락 인대가 끊어져 치료를 받으면서도 쉬지 않았다. 폐농양으로 체온이 40도에 육박하기에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도 통원치료하면 안 되는지 미련하게 묻고 있었다.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그리 미련스럽게 출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그 누구도 힘겹게 출근하는 내게 쉬라 귀띔조차 해주지 않았다. 관리자 당신들은 병가와 연가를 번갈아 쓰면서도 말이다.


 끊임없는 기침을 3개월 넘게 지속했고 흉통으로 말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기에 1년 쉴까 했다. 내 목에 매달리며 선생님 아프지 말라고 했던 비타민 같은 녀석이 아니었다면 난 병휴직을 신청했을 것이다.

 기침이 멈추었지만, 마스크는 단 하루도 벗지 못했다. 기침이 폐렴으로 넘어가는 일을 두 번이나 겪었기 때문이다. 몸 상태가 최악이기에 마지막 보루로 마스크라도 쓰는 것이다.


 마음도 몸만큼 너덜너덜하다. 학교란 공간에 있자니 숨이 막힌다. 목을 조여 온다. 더 무너진다면 추스리기 어려울 듯싶어 조퇴한다. 무엇을 하거나 어디를 가는 게 아니다. 벗어나서 숨 쉬고 싶을 뿐이다. 학생들은 놀아달라며 손을 잡아끌지만, 집으로 향한다.

 가을을 교실 작은 창으로 느끼는 내 모습을 보며 학교라는 감옥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몸이 흔들려서 마음이 내려앉은 것인지 아니면 마음이 무너져서 몸이 휘청이는 것인지 그건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몸이건 마음이건 온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병원 치료로 겨우 몸을 지탱하고 조퇴로 마음의 작은 숨구멍을 찾아냈지만, 근근이 버틸 뿐이다.

 어째야 할까 그 답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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