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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Nov 05. 2023

내려서기

이 또한 익숙해져야 한다


 좋은 기회가 있다 싶어 잘할 법한 후배에게 정보를 알렸다. 며칠 뒤 형님도 같이 하자길래 난 이제 그 일에서 내려서려 한다 했다. 무슨 말이냐 하길래 이제 연수 강사일은 그만하려 한다고 했다. 벌써 강사 은퇴하냐 말하기에 그냥 웃었다.


 사실 이제 새로운 연수에 큰 흥미가 없다. 나오는 기술은 넘치고 이를 모두 소화하기에 벅차기도 하다. 변화의 흐름을 못 따라가는 것이다

 더 열정 넘치고 재능 있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기는 게 맞다 싶었다.


 몇 해 전에 개발도상국 연수를 해보겠냐 연락이 왔었다. 이미 두 번이나 외국 교원을 상대로 해외에서 연수를 해본 경험이 있었기도 했거니와 그것을 준비할 여력이 내겐 없었다. 티끌만큼의 고민도 없이 권유를 받자마자 안 한다 했다. 나보다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월등히 잘할 후배들의 자리였기에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았다.


 이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서서히  줄인다. 앞으로도 더 많이 내려가려 한다. 명예욕일 수도 있고 기회에 대한 욕심일 수도 있는 것들을 내려놓고 있다.

 에너지 넘치는 후배들에게 비켜줘야 할 시기임을 알기에 아름아름 걸려오는 강의나 연수 부탁을 다른 후배들에게 연결시켜주고 있다.

 내게 주어진 일들을 더 훌륭한 이들에게 연결시켜주는 것에 익숙해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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