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두 건의 이상한 신고.

by Aheajigi


교무실로부터 연락이 왔다. 가서 듣고 있자니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사건 1) 여름방학 어떤 캠프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한다. 3개월이 지나서 갑자기 교무실로 찾아가 말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아침 출근 후 물었다. 최근에도 괴롭힘이 있었는지를 말이다. 없었단다. 괴롭힘 당했다면 그때 거기서 신고를 했을 텐데 개학한 지 한참 지난 어제 말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대답을 못한다.


사건 2) 엊그제 방과 후 상급학년 누가 자신의 장난감을 집어던져 망가 뜨렸다 했는데 그게 무엇인지 물었다. 어제 가지고 놀던 것이란다. 그럼 어제 5천 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그건 누구한테 받은 것인지 물었다. 같은 반 여자 아이한테 떨어뜨렸으니 물어내라 해서 받았단다. 이틀 전 고장을 냈다고 교무실에 신고를 해놓고 어제 아침에 또 고장이 났다는 게 말이 되는지 물었다

아이는 태연하게 또 고장이 났다고 우긴다. 이미 고장 난 장난감을 또 떨어뜨렸다고 친구에게 돈을 받아내는 게 맞는지 물었다. 그제야 대답을 못한다.


두 녀석 전부 물었다. 왜 교무실에 같이 가서 신고를 하게 되었는지를 말이다. 그리고 4명이라고 들었는데 혹시 같이 간 사람이 너희들 형인지 물었더니 맞단다. 한 녀석은 돈을 두 번 받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 담임이 아닌 교무실로 찾아갔고 다른 한 녀석은 함께 어울리다가 자신도 무엇인가 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일이 벌어졌음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이 녀석들의 형이란 존재들은 동생들을 펌프질 하는 모지란 역할을 했을 테고 말이다.


물건을 망가뜨렸다는 아이는 특수 교육 대상자임을 알았고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런 일을 만들 녀석이 아님을 확인하고 대면시키지는 않았다.


인과관계를 따져가며 조목조목 물었더니 신고했던 두 녀석 모두 제대로 대답을 못한다. 신고를 할 때는 원하는 결말이 있었을 것 아니냐 물었더니 돌아가는 상황이 결코 유리하지 않음을 직감하고 입을 닫는다.

두 녀석 모두 당하고만 있을 아이들은 아니었다. 그간 보여준 행실로 보았을 때 일방적 피해자가 될 아이들은 절대 아니다. 공부 빼고는 참 열심히도 한다 싶어 한숨만 나왔다.


사건 1 당사자에게는 시간이 지났고 필통에 쓰레기가 가득하다는 것이 놀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했다. 기분이 나빴다면 하지 말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때 가만히 있다가 3개월이 지나서 들추는 상황이 납득되기 힘들다 했다.(실제 아이 책상과 사물함은 쓰레기가 넘쳐났다.)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애매하다 말한 뒤 놀리는 일이 다시 생기면 그때 조치하는 게 어떻겠냐 했더니 알겠다 하여 마무리했다.


사건 2 당사자는 돈을 벌어볼 심사에 고집을 부린다. 그럼 피해를 보았다니 너희 엄마와 장난감을 부수었다는 아이 엄마가 서로 이야기를 하셔야 할 것 같다 했다. 물건 값을 물어주고받는 것은 부모님들이 할 일이지 너희들이 돈을 주고받는 일은 안될 일이라 했다. 그래도 수긍하지 못하기에 마지막 방법을 썼다. 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물건이 망가졌다고 돈을 받아낸 일이 있는지 말이다. 이 아이 빼고 단 한 명도 없는 것을 보고는 멈칫한다. 더불어 이미 망가진 장난감을 또 떨어뜨린 같은 반 친구에게 5천 원을 받아낸 일에 대해 엄마에게 알린다 했더니 동공이 흔들린다. 이제 되었냐 했더니 멀뚱멀뚱 서서 고집을 피운다. 계획과 정반대 결과로 흘러가니 몹시 당황스럽겠지 했다.


멈칫거리던 녀석이 집에는 알리지 말아 달란다. 그 소리를 듣고 버럭 화를 냈다. 당당하게 신고해 놓고 알리지 말라는 게 말이 되냐고 따져 물었다.

매월마다 아이들에게 주는 간식을 하나 더 주고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어디 가고 노림수를 감추고 사건을 만들어내는 10세 아이들이 있는지 암담하다.


매거진의 이전글거센 빗줄기 끝에 찾아오는 고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