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한 해가 흘러간다. 평탄하지 만은 않았으나 어찌어찌 버텨내긴 했다. 크고 작은 일들 속에서 고개를 돌렸고 해야 할 말들을 안으로 삭혔다.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안들은척 그리 살아내고 있다.
감정선이란 참 오묘하다. 알 수 없는 것을 떠나 두렵다. 어제까지는 괜찮다가 오늘은 흔들리고 내일은 끊어질 수도 있음을 안다.
사람살이란 게 시시각각 변한다. 감정이 언제 어떻게 격정적으로 요동칠지 아무도 모른다.
내년에 또 어떤 아이들과 어떤 학부모를 상대해야 할지 두렵다. 그네들 삶의 파고가 높낮이 간극을 더 크게 벌릴수록 나도 그들의 감정이 손을 뻗는 범주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기에 심히 우려스럽다.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니 상태가 개선될리는 절대 없을 것이다.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면 생각지도 못한 역경을 온몸으로 맞아야 한다.
올해처럼 가르침 이외는 신경 쓰지 않는다 공표하는 것으로 나름의 자구책을 강구하긴 할 테지만 변수는 차고도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