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heajigi Dec 10. 2023

커피 쿠폰

관심과 응원


 뭔가 자꾸 응모를 한다. 잘 마시지도 않는 커피 쿠폰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이기도 하다. 걷기만 해도 쿠폰을 주니 올해는 커피 쿠폰 풍년이다.


 알고 지낸 이들에게 커피 쿠폰을 보낸다. 공황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후배, 왕복 4시간 출퇴근을 하는 이, 우울증으로 휴직하고 있는 동료, 오늘 같은 일요일에도 승진을 한답시고 출근해 일하는 동기까지 쿠폰을 보낼 이들은 참 많다.


 몇 푼 안 하는 쿠폰과 짧은 인사말을 보낸다.  차가운 혹은 따뜻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라는 의미 속에 드러내지 않지만 관심이자 응원을 담았다.

 좋은 사람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있는 이들이 별일 없이 지냄이 내 마음에 평온을 주기 때문임이 크다.


 뭐 그리 대단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살아가다 보면 삶에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린다. 옆에서 내민 손길, 마음 한켠만으로도 위로가 되는데 막상 절박할 때 아무도 없는 일이 빈번하다.

누군가에게 큰 도움을 줄 능력도 아량도 내겐 없음을 안다. 작은 관심과 소소한 응원으로 관계를 이어가지 싶다.


 어느새 쿠폰은 동이 났다.

 몇 장 더 필요한데 열심히 걸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길을 찾았던 이유, 찾아야만 하는 까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