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고음으로 올라가는 노래가 좋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잔잔하고 밋밋한 노래가 듣기 편하다.
맵고 달고 짠 음식은 식욕을 당긴다. 이건 소화력이 왕성한 때의 이야기다. 지금은 밋밋해도 뱃속이 편한 음식이 좋다.
삶도 매운맛인데 드라마는 더 격랑적이다.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하지만 감정이 편치 않다.
잔잔한 스토리로 전개되는 드라마를 보고 있으니 아들이 말한다. 빌런이 없는 순한 맛 같다고 말이다.
제 이익에 눈이 멀고 내키는 데로 행동하는 것들을 대면하고 살기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나 보다.
어찌 보면 지리한 흐름으로 이어가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은 아들이 말한 순한 맛 삶을 동경하고 있어서는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