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며칠 헤롱거렸다. 거의 매일 마스크를 쓰며 조심했건만 피하지 못했다. 행여나 또 폐렴으로 넘어갈까 걱정스럽기만 했다. 사흘 끙끙 거리며 앓아댔더니 다행스레 서서히 괜찮아지긴 한다.
쉬는 시간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비타민 같은 아이가 쪼로록 다가오기에 떨어지라 했다. 감기 옮는다고 그렇게 주의를 주었건만 또 내게 대롱대롱 매달린다. 밀쳐내기를 반복하다 내가 지쳤다.
결국 이 녀석 콧물이 나기 시작했고 고열까지 났다 한다. 해열제를 먹고 등교를 했길래 중간중간 이마에 대고 체온을 측정했다.
"괜찮아?"
아이는 고갯짓을 하며 아픔을 표시한다. 옮긴 것 같아 미안하다 했더니 씨익 웃는다. 아이스팩 두 개를 꺼내다가 주며 10분만 겨드랑이에 꼭 차고 있으라 했다. 해열제를 먹고도 37.8도. 체온을 조금이라도 내렸으면 싶었다. 열은 나고 아이스팩은 차가우니 쉽지 않나 보다. 아이스팩을 휙 빼고 있다.
텐션이 확연하게 떨어졌음에도 불편한 교실에서 버티고 있으니 안쓰럽긴 하다. 이마도 붉게 피부가 부풀어 오른 것을 보니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 보건실에서 쉬라 했더니 싫단다. 힘들면 엎드려 있으라 했더니 책상에 깔아진다. 쉬는 시간 교사용 의자가 편하다며 차지하길래 내버려 두었다.
탈없이 잘 지냈으면 싶은 애착 가는 녀석과의 마지막이 감기로 끝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