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2
칠판에 쓰인 글씨를 보고 뭐냐 묻길래 이제 이틀만 보면 마지막이라 했다. 비타민 같은 아이가 밝게 웃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시무룩하게 표정이 변한다.
아침에 잠깐 교무실에 들렀다 교실로 올라왔더니 카톡 메시지로 어디 있냐며 보챈다.
무던히 잘 넘어가나 했다. 다들 잘 지내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보내는데 이 녀석 발길을 돌려 다시 교실로 돌아온다.
표정을 보아하니 울음을 터트릴게 분명해 보였다. 입꼬리를 씰룩이더니 결국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내가 죽은 거니? 아니면 네가 아픈 거니?"
이 광경을 지켜보던 녀석들은 키득거린다.
"다음 학년 올라가면서 이렇게 우는 아이는 처음이네"
"이제 볼 수 없잖아요."
"언젠가 우연히라도 보겠지."
이런 말로 위로가 안됨을 안다. 분명 아이들에게 학기 초에 190일 이후에 모든 관계를 끊겠다 했기 때문이다. 여러 인연을 감당하지 못하는 내 탓일 뿐 아이들에게 어떤 앙금이 남아있음은 아님을 분명 설명했지만 11살 아이들이 그걸 이해할 리는 없음을 안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잘 지내기를 바란다 말해주었다. 울다 째려보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또 어디서 이런 비타민 같은 아이를 만나는 행운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있긴 하나 연의 끈은 여기서 마감하는 것이 맞지 싶다.
아이들의 살아가는 과정에서 있을 기쁨과 슬픈 순간에 마음만은 늘 함께이고 싶다는 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것을 끝으로 마음속 정리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