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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an 05. 2024

20년 배우고 40년 일하고

꼭 개미 같다.


 뭘 하고 살아왔고 어찌 살아가나 생각했다.

 단순하게 파악하니 20년을 배웠고 40년을 일하지 싶다. 정년까지 일한다 치면 말이다.


 그렇게 65세가 되어서 과연 무엇이 남을까 싶다

 지금도 시름시름 앓이를 하고 있으니 그 나이가 되면 출근처럼 병원을 들낙거릴듯 싶다.


 20년은 학교에서 40년은 직장에서 그리고 언제 마침표를 찍을지 모르는 남은 기간은 병원이라니 이게 뭔가 싶긴 하다.


 다른 뭔가가 있어서 이렇게 흘러가는 인생의 궤도를 급격하게 수정할 것도 아니기에 나의 삶은 끈적한 늪 같다.


 삶의 절반을 일로 채우다니...

 마치 개미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오늘 종업식으로 아이들과는 끝이다. 후련함 보다는 3월에 만날 새로운 아이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월등히 크다. 홀가분함 없이 묵직하게 내려앉은 기분이 드는 이유이다. 올 한해가 드라마틱하게 흐르지 않았으면 싶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될 리 만무하기에 기대도 안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도 기대감이란 점점 빛을 잃어가게 만든다. 개미 같은 삶을 연명하기 위해 일터로 향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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