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수 있음은 능력이 있다는 반증

진상 학생과 학부모가 불러온 결과

by Aheajigi


교대생 자퇴율은 늘어가고 사표 쓰는 교사들도 증가추세다. 남몰래 준비하는 이들도 상당할 것이다. 떠난 이들은 새롭게 대학을 들어가거나 소수이지만 이직을 하기도 한다.

이 같은 갑작스런 기류변화의 중심에는 진상 학생과 학부모가 단단히 한몫을 했다. 사태의 엄중함을 파악 못하고 자리 보존하기에만 몰두하는 관리자, 교육청, 교육부도 잘 일조했다.


능력이 있는 교사들과 예비 교사들은 계속 떠나간다. 나처럼 벗어날 용기도 능력도 없는 이들만 교사란 자리를 깔고 앉아있다.


새로움은 항상 리스크를 안기 마련이다. 해왔던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다는 것은 도전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반증이다. 교직이란 악몽에서 벗어난 이들이 한편으로 부럽고 그들이 더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학교에서 진상 파티를 자행하는 아이와 그들의 양육자 덕에 학교는 쭉정이만 남게 될 것이 분명하다. 개진상들의 욕받이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능력 있는 이들은 없을 테니 말이다.


교실에서 아니 학교에서 진상 한 가족이 불러오는 나비효과는 부모들의 생각을 뛰어넘는다.

발령 2년 차 나 역시도 개진상의 불운을 맞이했다. 내가 취한 조치는 철저한 거리두기였다. 교실에서는 수업과 관련된 질의 이외에 어떤 사적 대화도 나누지 않았으며 철저히 교탁 내에서만 움직였다. 학생이 다가오지도 못하게 했으며 학습 지도를 위한 접근도 없었다. 졸업식 당일 강당에서 행사가 끝난 뒤 학생들 전체를 보고 싶지 않아 교사 연구실로 피했다. 진상 짓은 남학생과 그의 부모가 벌인 일이었으나 후폭풍은 모든 학생을 기피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재 재직하는 학교는 특정 학년을 신청한 교사가 없다. 2년 전 학부모의 진상짓이 소문나 모두 그들의 자녀가 있는 학년을 피하고자 한 것이다.

진상이었거나 진상인 학생이나 학부모를 둔 교사라면 반드시 해야할 것 이외에는 절대 하지 않으며 분명 정신적 & 육체적 거리두기를 행할 것이다. 누군가의 진상 짓거리가 내 아이에게 보이지 않는 피해를 1년간 끼치는 것이다.


한 달 뒤면 새로운 학생과 그네들의 양육자와 일 년을 보내야 한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190일간의 한시적 인연에 갈등이 없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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