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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Feb 05. 2024

봄이 오는 것이 꽃 피는 현상으로 귀결되나?

숟가락 얹기


 봄이 오면 그냥 꽃이 피나?

 가을이 오면 자연스레 열매가 맺고?


 꽃이 피기 위해 적정한 온도와 볕이 필요조건임은 맞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없는 모래밭에 봄이 온들 꽃밭으로 변하지 않듯 충분조건은 아니다.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고 입장차가 있는 정치를 가급적 언급하지 않으려 하나 밑도 끝도 없는 봄타령을 하는 이를 보고 있자니 세 치 혀로 백성을 우롱하는 정치를 한다 싶어 한숨만 나온다.


 책임지지 않는 말은 쉽다. 늘 저만치 앞서간다. 책임감이 없으니 실현되지 않아도 그만이라 여긴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얻으면 그만이다. 평범한 이들이라면 이런다 하여 큰 문제는 없다. 평범한 자들이 남북문제와 국제 정치에 나름의 해법을 그 짧은 식견으로 거침없니 내뱉을 수 있는 이유이다.


 중량감 있는 자리에 앉은 자는 말을 입밖으로 내뱉기 전에 구체적 실현 가능성을 충분하게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공수표 남발은 치명적 신뢰성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치적 후진성은 한심한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함에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개탄할 수준의 유권자 탓도 있기는 하다.

 이 나라는 아무리 헛소리를 해도 또 뽑아준다는 믿음이 확고해 보인다.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고 대책도 없는 봄타령을 낭만적으로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라 안팎으로 위기다. 나와 내쪽만 이득을 보는 짓을 하는 헛똑똑이는 오히려 독이다.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장기적 비전을 갖고 지혜롭게 일할 사람이 정말 필요한 시점이다. 이 위태로운 순간 오판이 연이어 발생한다면 우린 97년 IMF를 가뿐히 능가하는 조선말 조상들의 위태로운 일상을 다시 맞을 수도 있을 듯싶어 걱정이다.


숟가락 얹는 잔머리 쓰는 사람에게 제발 좀 속지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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