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이 화두에 오르자 사교육 시장은 호객행위로 난리다. 덩달아 출판업계도 거든다.
좋은 대학을 보내는 바이블인 양 썼던 책들이 이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대를 보내기 위한 지침서처럼 나온 모양이다.
책을 읽지 않았으니 전혀 모른다. 저자나 출판업계를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글의 요지는 초등생 꼬맹이들이 더 힘들어질 것이 훤하다는 사실이다.
주식이나 재테크 책이 널려있다 하여 그 책을 읽은 모든 이들이 부자가 되지 않았다. 동일한 맥락에서 의대 입학 서적이 책을 읽은 모든 학생을 의대로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입학 문은 엄연히 정해져 있고 늘 비좁았다. 그 문턱을 넘기가 그리 쉬워 보인다면 자녀가 아닌 부모들이 직접 하시면 된다. 현실은 절대 그럴 리 없다.
지금도 일부 선행 교육의 선봉에 선 초등학생 아이들은 수능문제를 풀고 있다 한다. 그런 실력이라면 검정고시로 조기졸업하고 당장 대학에 입학시키지 뭐 하러 공교육 단계를 밟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서울대를 가뿐히 입학한 제자가 있었다. 그 아이는 사교육이 뒷받침될 수 없는 면단위에 있었다. 한눈에 봐도 특출 났고 남달랐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학습속도는 놀라웠다. 그 아이를 난 입버릇처럼 미래 희망이라 불렀다. 그 아이 이후 23년 넘게 비슷한 정도의 실력을 보이는 학생들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부모의 욕심이 어닌 실력이 되고 뜻이 있는 학생들이 의사가 되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