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나무 블록을 쌓아 올리며 놀던 아들 앞에서 뒹굴거렸다. 뭐 하나를 쥐면 끝까지 하는 성격의 아들은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레고를 만들기도 했다. 아들이 한참 성이라고 만든 나지막한 블록 더미를 내가 그만 몸으로 와르르 무너뜨렸다.
"아빠! 이놈!!!"
아내는 와르르 무너진 블록에 놀랐지만, 난 아들의 이놈 소리에 놀랐다. 그리고 너무 미안했다.
'그걸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을까?'
등에 감지기가 달린 것도 아닌데 아들은 눕히기만 하면 울었다. 내가 안으면 불편해했다. 별수 없이 아내가 하루종일 아들을 안고 엎다시피 했다. 결국 아내의 허리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아내가 아픔을 참고 아들을 안고 있는 것을 보다가 내가 아들을 안았다. 역시나 품이 달랐기에 아들은 울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래도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슬슬슬 화가 났고 결국 갓난 아들에게 소리쳤다.
"이놈!"
겨우 뒤집기를 했을 때였는데, 그걸 3살 된 아들이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얼마나 충격이었으면 그걸 기억하나 싶어 미안했다.
"아빠가 미안!"
블록을 무너뜨린 것에 대한 미안함보다 어릴 적 이놈이라 호통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컸다.
그날 이후 아들을 화나게 한 일이 없어서였는지는 모르나 "아빠, 이놈!" 소리를 더 이상 듣지는 않았다.
아들의 추억에 충격적인 호통을 남긴 아빠라니. 참 못난 아빠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