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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r 18. 2024

무던하게 살고픔은 욕심인가!

사람의 품격


 착한이 나쁜이 가릴 것 없이 누구나 괜찮은 사람과 함께 하길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이런 바람이 실현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착한이는 드물고 나쁜이는 주위에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 허황된 욕심이기에 기대가 실망으로 되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사회생활은 그래서 정글이다. 무던하게 살고픔은 과한 욕심인가 보다.


 어딜 가나 정상인을 가장한 크고 작은 미친 것들은 존재한다. 이 구역에서 내가 제일 미쳤음을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지 이런 부류의 공통점은 안팎으로 시끄럽다는 점이다. 샤우팅을 할 수도 있고 서류상으로 타인을 상당히 번거롭게 만들기도 하며 외부단체에 힘을 빌어 요상한 액션을 취하기도 한다.


 무던하게 살아감을 바라건만 이런 품격 낮은 부류로 인해 힘들지 않아야 할 일들이 상당히 난감해진다. 업무 압박보다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더  큰 이유는 사사건건 훼방을 놓아 걸리적거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사람으로서 품격이라도 있으면 좋을 테지만 절대 그런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오래 접할수록 더 힘들기에 피하는 게 상책이긴 하다. 안타까운 것은 누군가 나 대신 그 피해를 또 입는다는 사실이다. 미친 것들은 갈수록 미침을 더 자랑하듯 뿜어낸다. 그들은 자신의 기괴한 행동이 모두를 꼼짝 못 하게 만드는 치트키로 착각하는 듯 보인다.


 미친놈을 겪을 때는 같이 미친 척을 하고픈 욕망이 들끓기도 한다. 물론 한 번도 함께 미쳐 날뛴 적은 없다. 그랬다면 내 삶은 상당히 고달프게 변했을 것이 뻔하다. 주변에 사람들도 없었을 테고 말이다.


 아이들을 대하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녀석들이 있다. 누군가를 괴롭히고 웃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잘못을 하고도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녀석들도 있다. 이대로 잘 크면 미친것 소리를 듣겠구나 싶지만 그건 교사인 내 몫이 니다. 노력으로도 고쳐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에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사람으로서 품격은 갖추어야 할 듯싶지만 이런 녀석들을 길러내신 든든한(?) 독특한 부모들이 뒷배로 존재하기에 내버려 둘 수밖에 없다. 저질 품격 대물림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아이들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살다 보니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말이다. 아이들은 그게 무슨 말인지 항상 되묻는다.

[ 초중학교 때까지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중학교 시절 폭력서클에서 활동하면서 나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멀리 들려오는 소식은 고등학교 자퇴와 감옥을 들낙거렸다는 풍문 정도였다. 지금은 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어떻게 사는지도 모른다. 알고 지냈던 동창들과 멀어진 것을 보면 살아가는 세상이 전혀 다른 것이 분명했다. 끼리끼리 어울리기에 서로 만날 일이 절대 없다.]


 교사란 직장이 아니라면 해괴한 사람을 만날 일은 없다. 평온한 일상을 보내지 싶다. 퇴직할 수 있는 기반만 마련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가능한 희망만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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