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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r 15. 2024

경계를 넘으면 꼴불견이다.

수위를 넘는 자신만 모른다.


병원은 몸이 아파서 찾아오는 곳이고 의학적 지식은 오랜 기간 공부하고 치료한 의사가 월등하다. 이건 누구나 아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럼에도 아픈 자신의 상태를 드러내는 것을 넘어서 치료법까지 의사에게 지시하는 환자가 있다. 병명도 알고 치료 방법도 알면서 병원에는 왜 왔는지 아리송하다.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학교도 다를 바 없다. 가정교육이라면 부모의 역할이 전부이다. 종종 가정에서나 할 법한 교육들을 교사에게 떠넘기는 양육자들이 있다. 교실에서 가르치는 교육에 이러쿵저러쿵 주제넘게 참견질을 하는 학부모란 존재들도 있다. 대학 4년, 대학원 3년, 그리고 25년의 교사 경험치를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를 거침없이 자행한다. 교육을 서비스로 착각한 추태다. 그렇게 교육을 잘 안다면 홈스쿨링을 하면 된다. 교사의 교육 방식이 자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다면 말이다.


거쳐간 학생들만 수백 명이다. 행동 특성과 성향, 인지발달 수준을 통해 앞으로 이 아이가 어떻게 성장할지 개략적 얼개는 그려진다. 점쟁이는 아니지만 말이다. 굳이 드러 내놓고 이런 사실들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불필요한 갈등만 양산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담이나 면담 과정에서 자녀에 대한 정보를 두리뭉실 에둘러 좋은듯한 말만 교사가 내뱉는 것이다. 스치듯 언급한 것이 교사들의 속내란 사실은 양육자들이 까맣게 모르고 있다.


오늘도 오지랖이 하늘을 찌르는 일부 양육자들은 카페에 모여 앉아 교사를 탈탈 털면서 교육에 대한 개똥철학을 말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학원이 좋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일 테지만 말이다.


누군가 자신이 해온 일에 대하 왈가왈부하면 상당히 거슬릴 것이다. 바깥일만 하던 남편이 살림살이에 참견질을 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듯이 치료에 있어서 의사, 교육에 있어서 교사 또한 마찬가지다. 경계를 넘어서는 참견질에 주의 좀 했으면 싶다. 당신들이 수위조절 못하듯 타인도 당신들에게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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