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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r 20. 2024

다정다감은 내 몫이 아니다.

엉뚱한 것을 바라지 말라!


사랑해 주세요. 예뻐해 주세요.

가뿐히 무시한다.

학생들과 내가 엮인 관계는 가르치고 배우는 사이다. 관계 정립이 모호해지면 엉뚱한 것에 서운해하기 마련이다.


나를 찾아오고 나를 기억한 녀석들은 나로부터 다정다감함을 기억하지 않는다. 공통적으로 뭔가를 상당히 많이 시켰음을 회상한다. 난 그들에게 교육적 성과를 내는 부분에 있어 인정이란 것을 해주었을 뿐이다. 노력이나 결과에 대해 인정받고 성장한 그 지점을 기억한다. 다 큰 녀석들이 나를 좋아했다 말하는 접점도 이 부분에 있다.


정감이란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기도 하거니와 감정 쏠림이 심하다. 작년에는 비타민 같은 녀석에 홀딱 빠져 이런 중심이 흔들리긴 했다. 올해는 거리를 두고 해야 할 것과 가릴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중이다.


가르치는 몫은 충실하게 이행하고 그 외의 것은 선을 긋는 중이다. 교사인 내게 바라는 것은 가르침뿐이란 사실을 학부모에게도 은연중 내비치고 있다. 뚜렷한 관계가 정립되어야 모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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