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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y 16. 2024

기준점 2

중독과 무기력

핸드폰 중독이 무기력을 불러왔는지 아니면 무기력이 핸드폰 중독을 초래했는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이 같은 양육자의 작태가 자녀를 학습된 무기력으로 만들어 간다는 사실이다.


교내 상담사와 복지업무 담당자로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예측의 범주를 넘어섰다. 이 아이는 요일과 월의 개념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달력에 빨간 표시가 공휴일이란 사실도 처음 알았다 한다. 질문에 대한 대답보다는 생각나는 것을 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맥락에서 벗어난 대답이 상당수였다 한다. 물론 버퍼링으로 질문과 대답은 상당한 시차가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초기 스스로 밥을 먹는 것조차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가까이 얼굴을 하고 하나하나 지시해야 겨우 그것을 조금씩 할 수 있었고 그나마 지금이 많이 좋아진 것이라 했다. 전반적으로 아이는 온전한 보살핌과 지적 정서적 상호작용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아이에게 제공된 것은 삼시세끼와 세탁된 옷인 듯하다.


엄마와 아빠 하면 기억나는 것은 싸움이라니 원만치 않은 가족관계가 있었음도 알게 되었다.

어나 수학시간은 싫고 통합교과 실외활동은 좋다 하니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이 아이가 느끼는 가족이란 게 어떤 것일지 안타깝고 아리다. 남은 기간 많이 신경을 써야지 싶다. 학교앞 분식 가게 앞에서 넋을 놓고 있었다니 내일은 컵떡볶이나 사줘야겠다.


이곳저곳 건드려서 이 녀석을 주시하는 눈은 많아졌다. 내가 아니더라도 조금은 더 관심을 받고 살아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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