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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y 25. 2024

카운팅

온종일 헤아린다.


교실에서 급식소를 가면서도 아이들 숫자를 센다. 만 8세 2학년들이 내키는 데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유도 없이 말도 안 하고 급식을 먹지 않겠다고 다른 곳으로 몰래 도망간다.


강당으로 향하면서도 숫자를 센다. 자신은 이 수업이 하기 싫어서 교실에 남는다며 복도로 나오지 않거나 화장실에 숨어버린다.

운동장으로 갈 때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매번 학생들이 있는지 헤아리다 볼 일을 다 본다.


그리고 어제 현장학습을 다녀오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경험을 하차 후 그 짧은 시간에 두 번이나 했다. 아이들 모두 하차하라 했고 매번 딴짓하며 버퍼링이 심한 아이 좀 내리도록 말해주라 다른 아이들에게 말하라 했다. 먼저 내린 녀석들이 활개칠게 뻔해 내려서 아이들 줄을 세우고 몇 명인지 헤아렸다. 역시나 매번 딴짓하고 참여 안 하는 그 여자아이가 없다. 관광버스가 출발하려 하기에 서둘러 달려가 버스를 잡았다. 아이는 그제야 슬금슬금 내린다. 그리고 다시 전체 인원을 체크했다. 이번에는 남자아이가 없다. 누구인지 확인하고 일단 남은 아이들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남자아이 부모와 통화를 하니 말도 없이 아이를 데려갔다 한다.


학생 안전사고 책임은 교사에게 있다 판결을 내리면서도 아이나 부모들은 멋대로 행동한다. 교실에서도 교실 밖에서도 온종일 아이들이 제대로 있는지 카운팅에 신경 쓰느라 달리 무엇을 할 여력이 사라진다.

교실 안에서도 미칠 노릇인데 이 현장학습(소풍)은 왜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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