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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y 28. 2024

상처 앓이

안타깝지만


삶이 스크래치의 연속이긴 하다. 감당할 만큼의 깊이라면 좋으련만 상처가 사람이나 상황을 보고 강도를 조절하지는 않는다.


물론 대수롭지 않은 상처란 없다. 손톱 밑에 가시가 타인의 죽을 만큼 힘든 고통보다 당사자에게는 더 힘든 법이니 말이다.


퇴근 전 전화 한 통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배우자와 갈라섬을 앞두고 자녀와 여행을 떠나겠다는 통보다. 울음 섞은 목소리가 격랑 치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 불안한 상황에서 자녀가 버팀목일지 우려스럽다. 들어왔던 적잖은 침울한 소식들이 걱정을 앞서게 다.


아이도 엄마도 상당한 상처 앓이 시간을 보내야 할 듯싶다. 그 과정에 어떤 결론을 도출할는지 그건 예견할 수 없다. 당장의 상황은 급격한 악화일 테고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은 유지하기보다 월등히 어렵기 마련이다. 내려놓고 버틸 가능성이 딛고 일어설 희망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절박하고 훨씬 치열한 삶이란 길의 초입에 이 모자가 서있지 싶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교실이란 이 작은 공간에서 참 온갖 일이 벌어지니 평온함을 유지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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