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위한 시간

손에 잡히는 소소한 즐거움

by Aheajigi


교실은 학년말이 되면 교과서 진도가 끝나갑니다. 교과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어갈 때쯤 단축수업도 시작합니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을 서둘러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소복하게 눈 덮인 운동장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련하게 들려왔지만 운동장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생기가 넘치는 모습입니다. 교실 한켠에서는 아이들 몇 명이 남아서 그림도 그리고 수다스럽게 재잘거립니다.


정신없이 몰아치며 수업을 했던 시간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여유로움 속 아이들은 참 밝기만 합니다. 아이들에게 충분한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면 더 많은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잡히지 않는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라고 말하고 있는 내가 보입니다. 오늘 그리고 이 순간의 행복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겪은 적이 없었기에 가장 중요한 지금의 행복 누리기를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오늘의 행복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과연 미래의 행복은 다가올까요?"


이튿날 아침, 오늘의 부족한 운동량도 채우고 아이들 광합성도 시킬 겸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게임을 시킵니다. 게임의 교육적 가치는 사회성 개발 및 창의성 증진등 다양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차치하고 단지 지금의 웃음을 아이들에게 충분히 주고 싶을 뿐입니다.

언젠가 미래에 누릴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아련한 신기루 같은 행복보다는 지금 당장 눈앞의 작은 웃음 조각들이 이 아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누리게 하겠지요.


"선생님 때문에 추워요!"

"미안"

혼자만의 망상에 빠져 있었나 봅니다. ^^;;

이전 18화13세 가출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