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엄마 껌딱지였다. 중2가 된 지금도 잠자기 직전 5분만 누워서 안아주고 가라 한다. 어릴 때 같이 잠을 잔 습관의 잔상 같은 것이라 막연히 추측한다.
얼마 전 DM으로 초등학교 때 같이 학원을 다녔던 여자아이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단다. 만나기로 해서 밥도 같이 먹고 차도 마셨다 한다. 모태솔로라고 힝 했던 아들이었기에 축하한다 했다.
아들은 엄마랑 영화 보는 것을 좋아라 했다. 아내가 같이 영화를 보자며 아들에게 말을 건네니 대답을 못하고 다른 말로 화재를 전환하려 한다.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냐 했더니 같이 보기로 한 사람이 있단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묻지는 않았다. 훌쩍 커버린 키만큼 아들은 엄마보다 여자친구가 좋아지는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안아키운 아들에 대한 서운함이 아내에게는 있을 듯싶다. 난 "아빠는 가고 엄마가 와요"소리를 어릴 적부터 들어서 데미지가 거의 없다.
내가 와이프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으나 마음속 크게 자리 잡았던 아들에게서 후순위로 밀린다는 게 분명 묘할 듯하다.
남자친구에게 밀린 아빠들은 어떠시려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