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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l 13. 2024

학교에 대한 인식이 개차반인 까닭

그들은 이미 연금을 즐긴다.

교육으로 이 나라가 이만큼 발전했다 자화자찬한다. 이런 족속들은 이미 퇴직한 세대이다. 개뿔 가르친 것도 없는 주제에 현세대가 꼬박꼬박 납부하는 세금으로 연금은 잘도 받아간다. 내 과오가 많아 연금 받기 미안하단 퇴직 교사들을 난 본 적이 없다.


현직 교사인 나조차도 과거 교사에 한 기억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초등학생들 반찬을 삥 뜯어 가면서도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임교사란 자가 밥 한 번 나눠준 기억이 없다. 끼니를 거르는 주변 친구들이 도시락 뚜껑에 조금씩 밥과 반찬을 모아서 건넨 기억뿐이다.

아침을 전날 저녁 먹다만 패스트푸드로 대충 때웠던 녀석에게 일 년간 도시락 셔틀을 했던 이유는 내 안에 선함이 있어서라기보다 나의 유년시절 추한 교사와 거리를 두기 위했음 인지 모르겠다.


나의 학창시절 고등학교 윤리담당 교사는 스승의 날에 선물을 주지 않은 학생 이름을 적어 일 년 내내 비아냥 거렸다. 김영란법이 생기기 전에도 난 선물을 일체 거부했다. 덕분에 학부모들로부터 도대체 뭘 줘야 받는지 깐깐하단 소리를 들었다. 꼴 같지 않은 교사가 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나 싶다.


예전 교사들의 교수법이라고는 몽둥이 뿐이었다. 그래서 다들 각목에 검정 전기테이프를 성심성의껏 돌려감았나 싶다. 몽둥이의 견고함과 완성도만 올리는데 몰두하니 교수법에 관심을 둘리 없다. 전국단위와 지역단위 교수법 관련 연구대회에서 10여차례 입선한 것도 실력있는 교사가 되기 위함에 앞서 내가 겪었던 무능한 교사들의 뒤를 따르지 않기 위함이 분명 있었다.


정말 교사 같지도 않은 그들은 무사히 퇴직하여 연금을 받으셨을 것이다. 그들이 남긴 학교에 대한 암울한 기억을 학교를 거쳐간 많은 아이들의 뇌리에 짙은 유산으로 남긴 채 말이다. 학교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을 가진 이들이 현재 학부모다.


민원이 늘어난 이유, 학교나 교사에 대한 사안에 있어 여론이 좋지 않은 근본적 원인이 여기에 있다.

사람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추억에 담아둔다. 자신들의 과오는 지우거나 포장한다. 낡은 세대들은 그들이 이 나라를 이렇게 발전시켰다 자랑스레 말한다. 수많은 오류와 산적한 사회적 문제는 모르쇄로 일관하면서 말이다.


매를 피하려 공부했다. 정말 살기 위해 아등바등했다. 이제 교사가 되니 학부모들은 과거 자신들의 어두운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학교를 불신한다.


학창 시절은 교사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이제 교사가 되니 학부모들로부터 불신을 받는다. 참 재수 없는 시대에 태어나 교사를 하고 있으니 망할 놈의 세상타령을 할 뿐이다.


개차반 같은 학교를 만든 개 같은 퇴직 교사들 덕에 학생도 학부모도 두렵기만 하다. 참 좋은(?) 유산 물려주신 그들에게 연금까지 보태고 있으니 죽 쒀서 개 주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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