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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l 24. 2024

똥밭에 나비가 날아들리 없다.

그래서 화도 안 난다.

똥밭이다. 꽃을 쫒는 나비가 날아들리 없는 세상이다. 똥파리가 꼬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그래서일까 분노도 일지 않는다.


똥밭을 만든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그리고 당신들이 만든 것이기에 그러하다. 물론 먼저 간 이들이 똥밭을 닦은 탓이 가장 크다. 따라가는 입장에서 바꾸지 못한 것 또한 다음 세대들에게는 상당히 미안한 일이다.


똥밭에 꼬이는 것들은 악취를 자각하지 못한다. 부와 권력에 도취되어 그럴 여력이 없을 테니 말이다. 똥밭 주변을 맴도는 것들도 후각이 마비되긴 마찬가지다. 인간은 본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 매우 주관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포지션이 다르다면 반대 측에 있는 대상을 이해시키려 하지 말아야 한다. 상식으로는 절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똥밭에 있는 것들은 상대를 힘으로 누르거나 야비하게 매도하는 모습을 빈번하게 보인다.


나비들은 떠나가고 똥 친화적 생명체들만 모여드는  꼬라지로 세상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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