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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

뭘까?

by Aheajigi


북유럽 연수 중 한 무리의 시위대가 보였다. 현지인들은 피했고 관심이 없었다. 난민들의 시위였기에 한 눈에도 어렵지 않게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자국의 삶이 힘들어 타국으로 넘어온 이들이 난민이다. 이들은 바다 건너 국경만 넘었으면 하는 간절함을 넘어 유토피아를 상상한 것일까? 목숨이 위태로운 마당에 몇 스탭 뒤를 내다보았을까?


기존에 살던 이들은 분명 그들의 질서와 시스템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새로 온 이들이 적응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현존한 모든 것을 새롭게 리셋시키고 재편해야 하는 것일까?

시위는 분명 새로운 곳에서 느껴지는 이질감과 상대적 빈곤감에서 왔을 것이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고자 액션으로 표출했을 것이다. 그들의 주장을 입장 바꿔 묻고 싶었다. 당신들은 새로운 것을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마음은 있는 것인지 말이다.


계층을 뛰어넘어 올라서기 위해서는 3대가 걸린단다. 같은 민족 내에서도 이런 긴 시간과 노력이란 게 요구된다. 이런 갭을 일순간에 해결하겠다고? 이민자들의 요구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별다른 문제없이 살아온 이들이었다. 목숨을 걸고 탈출한 이들에게 문을 열어주었더니 불평불만 가득하다. 온 동네를 시끌벅적하게 만들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윤택함 이면에 현상 유지를 위한 엄청난 노력이란 거대한 탑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사기나 꼼수, 갈취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시기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수많은 시간을 안일하게 보냈음은 철저히 뒤로하고 거친 말과 고압적인 행동으로 타인의 것을 빼앗으려는 작태는 너무 저급하다.(그들 스스로 자국의 정치를 바꾸지 못한 것은 그네들 탓이다.)


모든 것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픈게 아니라면 눈은 바깥세상이 아닌 내 안으로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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