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새김질에서 벗어나기 1
누군가의 삶은 내 몫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을 가볍게 만나는 것이라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거나 나를 되돌아보는 유의미한 사색에 얕게 잠길 수 있다. 제한된 사람들과 수년간 같은 공간에서 보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교사가 아이를 상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여길 수 있다. 내가 교사가 아니었다면 나 또한 그리 오판했을 것이다. 가벼운 놀림부터 금품 갈취와 집요하고 악랄한 폭행까지 스펙트럼의 폭도 넓거니와 깊이도 상당하다. 아이들 뒤에 존재하는 상상 그 이상의 학부모란 존재들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퇴근과 함께 나로 돌아가아하는데 하루하루 일어나는 정말 교육과 동떨어진 일들에 대한 되새김질로 늘 교사란 틀에 갇혀버린다. 어떻게 더 잘 가르칠까를 고심하고 생각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여력도 바닥이다.
가끔 들려오는 가르쳤던 녀석들에 대한 비보는 내가 뭘 잘못 가르쳤나에 대한 후회로 스스로를 깊게 밀어버린다.
잘못하라 이끈 적이 없음에도 나를 자책하곤 했다.
삶은 각자의 몫이다. 변화는 받아들이는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지 1년이란 짧은 연이 책임져야 할 일은 분명 아니다. 이리 생각은 하면서도 아찔한 소식을 전해 듣고 싶지 않아 해마다 녀석들과의 연결고리를 무심한 척 끊어버린다.
가르쳤던 녀석들의 난해한 삶에 끌려들어 가고 싶지 않다. 그 시절로 돌아가 내가 어찌한다 하여 지금 발생한 일을 확실하게 막는다 장담하기도 어렵다. 늘 결정과 판단은 각자의 내면에서 비롯되기 마련이다.
엇나가는 누군가의 삶이 나의 되새김질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