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크고 작은 일들은 늘 있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었는지 이젠 나로부터 비롯되는 일들도 때론 감당하기 힘들다. 타인들에게서 이어지는 수많은 일들은 예측도 감내도 안된다. 외부인들이 만들어내는 감정쓰레기는 내 몫이 아님에도 교사란 직업은 이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그럭저럭 흘려보냈나 했다. 헌데 그게 아닌가 보다.
내일 개학을 앞두고 속이 불편하다. 울렁거림까지 느끼고 있으니. 아무렇지 않은 듯 멀리 밀어냈나 했다. 이 불편함에서 알았다. 난 전혀 멀쩡하지 않음을 말이다.
한 학기가 시작되면 나로부터 비롯되지 않은 일들까지 어깨를 짓누를 것이 훤하다.
내 직업이 감정쓰레기통이 아님에도 실상은 그리 흘러간다.
학습 외 모든 일들은 내가 컨트롤할 영역도 아니고 난 그럴 의지도 없다. 그럼에도 매번 민원 전화는 학습 외적 요인에서 시작된다.
인간사는 반복에 연속이다. 발전이나 변화가 없기에 더 그러하다. 늘 같은 지점과 영역에서 덜컹거린다. 시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와 그들의 양육자의 변화를 난 절대 기대하지 않는다.
학생, 학부모의 변화는 내 몫이 아니다. 교사는 학습 내용을 전달하는 직업이다. 기타 변인들은 이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흔들리지 않아야 휩쓸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