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 동물이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식습관 때문이 아니라 신체구조가 육식에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이다.
사과 묘목을 심고 너는 감나무라고 수없이 가르치고 스스로도 갈고닦는다 한들 결국 맺히는 열매는 사과일 수밖에 없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유전적 요인인 것인지 아니면 환경적 요인인 것인지 그것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영유아기 때부터 드러나는 기질들은 절대로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간혹 너 많이 변했다고 주변인들이 말하는 핵심은 외모나 재력이지 그가 가진 근본적 성향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갈고닦는 것은 깊은 내제적 변화라기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일 뿐이다. 아무리 이미지 메이킹을 잘 다듬었다 해도 결정적 순간이 되면 본래 갖고 있던 성향과 품행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어른이 되면 어릴 적보다 많이 컸다 착각들을 한다. 정말 그럴까? 깊이 자신을 들여다보면 알 것이다. 확연히 달라진 것은 외모뿐이다.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생각이나 행동은 절대 바뀌지 못했음을 인식할 것이다.
내가 보는 나도 이럴진대 타인들이 변했다고?
각고의 노력 끝에 변화한 사람은 극소수지 싶다. 자기반성이 없는 대다수의 나 같은 사람들은 코 찔찔 나이적 사고방식을 남들 보기 창피하지 않게 다듬어 쓰고 있을 뿐이다.
근본적으로 사람을 믿지 않는 내 성향이 분명 영향을 미친 생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나를 거쳐간 아이들의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에 이런 오판은 확고해진다.